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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운 것 하나 없다.


2016년 2월,

결혼 2개월 만에 아이가 생기고, 이쁜 딸아이를 출산해 줬다.

하지만 임신기간 내내 입덧에 시달리던 와이프를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나 끔찍했었던 것 같다.

그 땐 하루하루가 서로에게 너무나 힘들고 지쳤지만, 지금 딸아이를 보고 있자면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에게

늘 웃음과 행복을 준다.


2018년 6월,

3살 터울을 생각했었고 마침 내 와이프가 좋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더할나위 없이 기뻣지만, 기쁨은 잠시.. 입덧만큼은 제발 .. 그냥 지나가 주길 바랬다..

혹시나.. 역시나 였다. 8주부터 엄청난 입덧에 시달리며 임신 확인 2주만에 휴직계를 쓰고 집에서 안정, 또 안정,,

첫째때랑은 달리 둘째때는 입덧약이 좋아져서 그나마 버텨준 것 같다.

입덕약은 비급여라 굉장히 비싸다. 2주치 약5만원에 달하고 약 23주까지 먹었던 것 같다.

첫째랑 달리 둘째는 정말 쉬운게 하나 없었다.

세상살며 정말 쉬운게 하나 없다는 걸 느낀다. 초음파, 그리고 정밀초음파, 임신당뇨, 임신중독증, 기형아 검사1차

2차.. 아이를 가지고 낳기까지 조마조마한 과정이 너무나 많다.

첫째는 무탈히 잘 지나갔지만, 둘째는 뭔가 자꾸 불안하다.



 힘들었던 시간들


1차 기형아 검사 결과, 와이프랑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다운증후군 250:1... 첫째 때 제왕절개라 그런가?.. 아님 입덧때문인가? 나이때문인가?..

와이프를 진정시키고 정밀검사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담당선생님은 다양한 말씀을 해주셨고, 우린 양수검사를 통해 정밀 검사를 하게 되었다.

다행이 정상적인 염색체, 그리고 기타 세부 질병까지 모두 이상없이 넘겼다.. 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뱃속에 품고있으면서 불안해 하는 것 보다는 확실히 하는게 좋았기 때문에 아깝지는 않았다.

아이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인데.. 이런저런 검사들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불안을 더 가중시키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는 것이랑 모르는 것은 천지차이니 더이상 말은 하지 않겠다.

20주가 지나가며 둘째도 건강한 것을 확인했고 이젠 괜찮겠지..


또 뭔가 이상하다..



 전치태반, 완전전치태반,,,그리고 앞전치태반까지...


선생님이 초음파를 유심히 보신다.. 아무래도 태반이 너무 아래로 내려와있다는 것..

애기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태반이 올라갈 수 있으니 걱정말고 절대 안정 해야한다는 소견.

첫째 때 부터 집안일은 많이 도왔던 터라 와이프의 절대 안정을 위하여 내가 하고픈 것들은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

퇴근하고 아이 밥도 하고, 와이프 밥도하고, 설겆이도 하고, 아이씻기고 머리말리고,

이정도야 뭐 거뜬하지,

첫째 돌 되기 전까지 피부가 너무 예민해서 내가 직접 1년동안 손빨래를 했었다.

아기세탁기 들이고 "내가 왜 이 미친짓을 1년동안 했지 .." 하며 좋은 추억도 하나 쌓았더랬지~


다시 본론으로 와서, 아내는 이제 무리하면 안된다, 22주, 23주,,

24주, 25주,, 26주,,,,,그리고 30주,

'전치태반이 완전전치태반이라,, 대학병원으로 전원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첫째 낳은 병원에서 둘째를 낳기 원했던 와이프에게는 참 ..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할지 막막했다.

나또한 아닌 척하며 틈틈히 전치태반에 대하여 빠삭히 검색을 해봤던 터라,, 마음이 착잡하고 무거운 건 사실,,

대학병원 예약을 하고, 

2018. 12. 연차를 내고 와이프랑 같이 아침 일찍 대학병원을 방문했다.


시간이 다되어 진료를 보기 시작하는데,

역시나 대학병원은 동네 병원처럼 따뜻함은 저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엄청난 겁을 준다.


내 귓속에 박힌 교수님의 말말말,

'1년에 1명 정도 나오는 케이스에요'

'완전전치태반에 앞전치라 이건 열자마자 피가 막 솨솨악 나와요'

'10통정도 수혈이 필요해요'

'1단계, 2단계, 3단계 의 수술 과정이 있는데.

1단계는 풍선시술, 2단계는 조형술, 3단계는 ...'xx;; 말안하련다... 최악의 단계지..'


후... 나보다도 와이프가 더욱 더 걱정이다..

그냥 와이프 생각밖에 안든다.. 너무 미안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 무서운수술을.. 차가운수술대에 혼자 눕혀 보내려니 .. 쉽게 마음이 다잡아지지 않는다 ..

대학병원 진료를 마치고,,

우리둘은 참 .. 웃는건지 우는건지 슬픈건지 


"항상 잘해왔으니까, 이번에도 분명 잘할꺼고 잘 되리라 믿어, 늘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해"




 엄마는 강하다


진료를 받고 무서움과 두려움에 떨고 있던 와이프는,

스스로 다짐하나보다.

둘째를 가지고 난 후 첫째 때 보다 태교도 그렇고, 많은 관심을 못준 것이 생각났는지, 본인 몸을 떠나,

둘째를 위하여 배넷 저고리를 짜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대단한 것 같다,

나와 있을 때는 그냥 한없이 약하고, 애는 제대로 키우겠나 라는 생각을 들게 하지만,

막상 아이와 있는 걸 보면,, 정말 엄마라는 걸 새삼 느낀다.

너무나 존경하고, 멋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가정을 꾸리고, 한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간다는 게 말이 쉽지 현실은 너무나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번씩 내가 결혼을 왜 했지? 혼자였으면 하고 싶은 것도 하며 즐겁게 살고 있을텐데 말이다.

이게 요즘 젊은사람들의 현실생각이라지?

당연히 맞는 말이다.

혼자라면 하고 싶은 것도 하고, 누구의 간섭없이 오로지 나를 위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솔직히 한번 씩 그 생활이 그립긴 하다,

공부하며 10년, 취업하고 10년, 애키우며 10년,, 이러다 정신차려보면 어느덧 40, 50대를 달려가고 있겠지..


하지만,

여전히 100%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 있다.

가정을 꾸리고 내 울타리가 생겼다는 것, 죽을 때까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

그냥 사랑이란 말, 사랑이란 것이 무엇인지 철저히 알게해준 내 딸,

살아오면서 보고만 있어도, 자는 모습만 봐도 정말 미쳐 자지러질 정도로 나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

이표현이 맞을지는 모르겠다 ㅎㅎ

(말안들을 때는 ..ㅋㅋ;; 다 필요없지만서도 어케 할 수가 없으니.. 참 ㅋㅋ )

지금의 와이프도 당연히  사랑하고 늘 고마운 존재임은 틀림없다 ㅎ


결혼부터 아이까지.. 모두가 내 선택이고 내 책임이다.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을 해야하는 것이고, 선택을 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아무리 어깨가 무거울지라도,,

뉴스를 보면 너무나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절대 가벼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겁다고 생각하지 않고 즐긴다면 절대 무거운 것도 아니다.

행복한 나와 내 가정의 앞길을 위해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둘째, 2월 예정인데 미리 보긴 싫고.. 주수 꽉 채워서 나와주길 간절히 바라며,,

보고싶고 사랑한다~ 우리 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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